4차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으로 '무늬만 고속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전라선 고속철도가 본연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토대는 마련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기만 하다.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가 필수지만 낮은 경제성 등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부족한 경제성을 보완할 논리 마련에 전남도와 전북도가 함께 힘을 모으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늬만 고속철'로 불렸던 전라선은 지난 2011년 복선화 이후 KTX가 운행하고 있지만 운행 속도가 시속 160~200km에 불과했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익산에서 전주, 남원, 곡성, 구례, 순천, 여수로 이어지는 171.2km구간 중 89.2km에 달하는 굴곡구간을 직선화해 최고 속도 시속 350km를 낼 수 있도록 바뀌게 된다.
그 경우 이동시간이 1시간 37분에서 1시간 3분으로 34분이 단축되게 된다. 서울에서 여수까지도 2시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국가계획에만 반영된, 쉽게 말해서 지도에서 대략적인 노선만 그려진 상태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공사 착공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원칙대로라면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 조사에 이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뒤 기초설계, 실시설계 등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기간으로 추산하더라도 4년6개월이 걸리게 된다.
즉 지금 당장 절차에 들어간다고 해도 2026년에나 공사를 착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역시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았을때나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고 중간에 변수가 발생하게 되면 2030년 내에착공한다는 계획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공사 조기 착공을 위해서 단축 가능한 절차는 1년여가 소요되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밖에 없지만 이 역시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자체 사전타당성 조사의 경제성분석 결과 비용대 편익(B/C)이 0.511에 불과해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에 이를 보완해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지 못할 경우 예타에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남도와 전북도는 이처럼 부족한 경제성을 보완하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예타 문제에 공동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 길면 1년여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발전전략 수립 용역'에 전라선을 활용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등의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과 함께 예타개념에는 포함되지 않은 관광활성화 등 파급효과 등을 담아 예타 또는 예타면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자료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최근 전남 동부권 관광객이 2천797만명(2017년 기준)에서 2년만에 3천484명(2019년)으로 697만여명이 늘어나는 전라선 이용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 경부선과 호남선에 대응하는 호남 내륙과 남중권 해안을 연결하는 고속 대량수송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전라선 고속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주요 논리가 될 전망이다.
정윤수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호남선KTX의 경우처럼 경제성 논리가 아닌 정책적 사안으로 전라선이 추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상황에도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개발과 객관적 데이터 자료가 필요하다"며 "지역의 오랜 숙원인만큼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전북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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